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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LG컴퓨터 고장나고, 한전 정전 되고, kt 인터넷까지

 

 

 

 

 

 

 

오늘은 3박자가 헝클어진 날이었다.

 

아침나절에 갑자기 정전이었다.  가끔 동네 전체가 그럴 때가 있다.  이웃집에 알아보니 오늘은 우리집만 정전이다.  123번 신고 전화에 한시간 만에 수리복구팀이 나타났다.  냉장고에 잔뜩 들어있는 음식물 걱정을 일거에 지우는 전혀 예상 외의 기동력에 '한전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마디 던져줬더니 우쭐하며 입이 벌어졌다.

 

정전 때문인지 인터넷이 잇달아 먹통이었다.  041-100에 전화를 걸었으나 상담 기계음만 반복해서 들려올 뿐 정작 사람 목소리는 만나지 못했다.  이럴 때 짜증 안내는 사람은 정말 성현군자다.

 

작년에 백여만을 주고 산 데스크탑 컴퓨터가 올 6월에 입원 신세를 졌는데 또 병이 났다.

태안에서는 고칠 수 없어 서산 시내까지 나가야 했다.

LCD화면 전체를 통째로 갈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26만원의 견적이었다.

'대기업 컴퓨터 수준이 어째 이 모양이냐'는 하소와 호통이 일개 수리기사에게 무슨 소용이랴.

6월에도 오셨으니 수리비는 빼드리고 자기재량으로 부품비 10%를 할인해 드린다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실려 16만원으로 낙착되었다.

 

 

 

 

 

엇박자 하루도 생각하기 나름인 가.

 

기사 선심(?) 덕에 컴퓨터 하나 공짜 얻은 것 같고,

한전 수리팀들 기동력에 칭찬해줬으니 왠지 기분 좋고,

하루 종일 말썽부렸던 인터넷을 초저녁잠 꾹꾹 눌러가며 내 손놀림으로 끝내 복구했으니

이보다 더한 보람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