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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김장배추가 맛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

 

 

 

 

 

 

 

타이밍이 절묘했다.

 

배추 심으라는 전화 연락을 그저께 저녁에 받았는데

비가 온다는 오늘아침의 일기 예보가 맞아떨어져 만사제폐하고

오늘은 배추를 심기로 했다.

 

모종 심고 비가 내리면 그게 바로 금상첨화다.

 

 

안마을에서 도내나루로 굽어내려가는 곳.

쌍섬이 보이는 언덕배기.

 

버갯속영감님 댁다.

 

하두 오래되어 이젠 말을 안해도 여유있게 밭을 갈아서

자기집에서 심고 남은 땅은 나에게 무,배추 심어라고 내 주는 것이다.

 

아침 숟가락 놓자마자

읍내로 나가 모종 두 판을 샀다.

 

 

 

 

 

 

배추 모종을 사면서 품종이 뭐냐고 물어보기는 처음이다.

 

'그 놈이 그 놈이유.'

 

오복사 아저씨는 가게 문짝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놈은 그 놈이지, 어째서 그 놈이 그 놈이유?'

 

아침부터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추월'이란다.

  

128구 짜리 두 판이니 256포기다.

 

 

 

 

 

 

비가 올 땐 오더라도 모종을 심었으면

물을 주는 게 기본 예의다.

 

자동차로 실어날라야 하는 수고 쯤은 오래 전부터 

이력이 났다.

 

 

 

 

 

 

 

 

 

 

김장 배추 2백 포기를 누가 먹을 거냐고 물으신다면

배추가 남아돈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하겠어요.

 

일기예보가 맞다.

 

비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