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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돈,돈이란 무엇인가?

 

 

 

 

 

 

 

 

 

모종시장이 섰다.

 

김장배추 모종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판에 8.000원.

 

덩달아 안오르는 게 없는데 작년 그 값에 안도하며

꼬깃꼬깃 접고 접어 볼끈 쥐고 온 만원짜리 한장을 선뜻 내놓는 손길로 보아

흰머리 할머니 얼굴이야 보나마나 절로 활짝 펴였다.

 

단골 모종아지매의 전대는

착실히 들어오는 배추색깔 지폐로 한껏 부풀었다.

 

노끈으로 묶으랴 파랴

오복사 아저씨 얼굴도 만개다.

 

오가는 현찰 속에 피어나는 웃음 꽃. 

 

모종시장이 단연 활기를 찾았다.

 

 

 

 

 

 

 

'빵꾸 났시유.'

 

얼마 전 전국 노래자랑 뒷풀이 동네 잔치에 외상 떡값 갚으러 들렀는데

방앗간 아들이 '뒤로 오라이' 해주러 따라 나왔다가 화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어,이게 뭐냐!'

 

뒷 타이어가 폭삭 주저앉아 있었다.

 

언제부터 이러고 다녔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허탈함이 온몸으로 엄습한다.

 

새 타이어로 아예 갈아야 된다는 설명에

새 찬데...어쩌구, 이런 대못이 어쩌다... 해보았자

공허한 메아리.

 

타이어 값 10만원을 카드로 조용히 긁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찾아온 우편 집배원.

 

싸인을 하고서 건네받은 우편물 세 통.

 

태안농협에서 추석이라고...3만원

전 직장에서 생일이라고...5만원

전국 노래자랑 장려상 상금이라고...50만원

 

상품권이 쏟아져 나왔다.

 

 

 

 

 

 

전국 노래자랑 상금 50만원은

오늘 상금도 받기 전에 한턱 동네잔치로 이미 지출되었다.

 

들어오기 전에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갈 구멍이 정해져 있는 게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