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아래 저 간사지 논에 미꾸라지가 얼마나 있을 가.
미꾸라지 철이 돌아오면 실없이 품어보는
의문이다.
처서다.
여느 해보다 첫 출조가 좀 늦었다.
준비물이라야 세 가지다.
며칠 전, 태안 방앗간에서 일찌감치 가져다놓은 깻묵이 고소한 냄새를 유지한 채
대기하고 있고,
미꾸라지도 새걸 좋아할지 몰라, 오늘 읍내 나간 김에
어구상에서 미꾸라지 통발을 개당 2천원에 다섯 개를 새로 샀다.
그리고
용도 폐기된 여자 스타킹 두 짝.
요 며칠새 내린 비로 논 도랑에는 물이 넘쳐 흘렀다.
수초인지 잡초인지 우거질대로 우거진 바로 여기가 포인트다.
해마다 나를 즐겁게 해주는 곳이다.
일년 만에 다시 찾았다.
첫 출조, 미꾸라지 통발 다섯 개를 정성드레 놓고
통박을 재며 가볍게 돌아오는 길.
결과는
하루 걸러 모레 이맘 때다.
바다에서 장어, 우럭 잡으랴,
논에서 미꾸라지 잡으랴...
내 귀촌 사전은
읽을거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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