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네방네

귀촌일기- 바다낚시,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낚시를 하다보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다.'

 

온갖 것을 다 챙겨 낚시가방 메고서 집을 나설 때 하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아나고, 우럭을 몇 마리나 잡았느냐 조황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바다 가운데 배 위에서

내리는 비를 속수무책으로 홈빡 맞으며 오늘

생각한 말이다.

 

 

 

 

 

 

 

 

물때로 보면 최고 좋다는 조금을 갓 지난

두물째다.

 

만조시간인 11시 무렵 도내나루를 출발할 때

내려쬐는 햇살에 바다에서 더위를 걱정할 정도로 희희낙락

조짐이 좋다며

가로림만 바다의 장어와 우럭은 우리 것인양

서로와 서로를 격려했다.

 

 

 

 

 

 

그 좋던 날씨가

점점 서쪽 하늘부터 흐려질 무렵만 하더라도

요즘 날씨가 그렇커니 생각했다.

 

하늬바람이

썰물을 타고 불어올 때만 해도 신통치않은 오늘 조황이야 일단 뒷전,

라면,소주로

금강산도 식후경을 외쳤다.

 

낚시가 어디 바다에 우럭 뿐이랴

산천경개 흐르는 세월도 있다.

 

 

 

 

 

 

느긋함도 잠시.

 

그나마 그 때 뚝딱 해치운 금강산 식후경 합창은

아주 잘 한 일이었다.

 

비는 폭우로 돌변했다.

 

우비는 아예 준비해 가지 않았다.

 

 

 

 

 

썰물이라 온통 개펄로 변한

도내나루로 돌아갈 수 도 없었다.

 

접안시설이 되어있는

구도항 뿐이었다.

 

 

 

 

 

창대비는 내리고 전화기를 붙들어

이리저리 연락 끝에 달려온 화물차 한 대. 

 

낚시통에 걸터앉아 무개 1.5톤 트럭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 또한,

 

'허허,별일이여!'

 

하며 한마디로 웃어제끼며 끝내기에는

어딘가 처량한  

낚시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었다.

 

 

 

 

 

타월로 감싸 비닐봉지에 일찌감치 챙겨넣어버린 카메라를

그래도 꺼낼 가 말 가 하다

왠만하면 꺼냈을텐데,

결국 꺼내지 못했다.

 

비바람 난리통 기록 사진이 없다는 것.

 

귀촌일기 낚시 역사에

두고두고 참으로 아쉬운 대목될 게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