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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비와 바람, 누가 더 셀까?

 

 

 

 

 

 

웃으며 하는 농사 일도 짜증스러울 때가 있다.

안해도 될 일을 되풀이 할 때 그렇다.

 

그것도 하루 사이에

어제 했던 작업을 오늘 무슨 하자보수라도 하듯이 다시 한다면

무골군자가 따로 있을리 없다.

 

어제는, 새벽녘에 쏟아진 순식간의 폭우에

피망,들깨, 고추,토마토가 뿌러지고 쓰러졌기에

하루 종일 밭에 엎드려 일으켜 세웠다.

 

 

 

 

 

변덕을 부리던 날씨가 급기야 초저녁 무렵부터 먹구름에

건들바람이 수상했다.

 

갈수록 강풍이었다.

 

밤새 내내 창틈으로 들려오는 마당에 느티나무,

창가의 시눗대 아우성이 이 정도라면

밭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충 짐작이 갔다.

 

 

 

 

 

 

 

 

 

 

 

 

이른 새벽,

아니나 다를가, 역시나 였다.

 

구아바 화분 세 개가 넘어져 있는 게 맨먼저

눈에 띄었다.

처마밑에 쌍박은 줄기가 흩어지고 잎사귀가 찢긴채

지칠대로 지쳤다.

 

옥수수,돼지감자도 쓰러졌다.

 

그저께 폭우로 일으켜 세우고 지지대에 묶었던 피망,토마토도

다시 하룻만에 결딴이 났다.

 

고추는 완전히 쓰러졌다.

 

하우스 앞 감나무도 비스듬히 자빠졌다.

 

 

 

 

 

 

 

 

 

 어제는 비,

오늘은 바람.

 

 

 

 

복구에

꼬빡 사흘은 걸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