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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우럭,아나고 낚시 시말서

 

 

 

 

 

 

 

 

낚시에서 돌아오면 잡은 고기를 다듬는 일도 내차지다.

 

야심한 밤에 돌아와 다시 새벽같이 일어나서

몸은 천근만근인데 절로 휘파람이 나온다면

거짓말이다. 

 

재빨리 수습해놓지 않으면 요즘같은

여름날엔 더더욱 곤란하기에 잠결에도 마음이 급하다. 

 

 

 

 

 

귀촌을 하고 늘어난 게 칼질 솜씨다.

 

우럭 지느러미 가시에 찔리기 예사이고,

미끄러운 아나고를 한손으로 눌러가며 다루기란,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숫돌에 칼 갈고, 비늘 벗기는 작업까지

나름대로 공정이 있다.

 

 

 

 

 

어촌을 함께하는 복합 농촌이다 보니

한쪽으로 농가월령가 읊고 돌아서서 지국총어사화 어부사시사

흥얼거리는 곳.

 

칼 솜씨도 결국 환경이다.

 

 

 

 

 

물때 맞춰 바다에 나가면 시간에 맞춰 돌아올 때까지

꼬박 10시간은 바다에 떠 있어야한다.

우리 마을 도내나루는 개펄인데다 항만 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출 입항은 만조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황이 신통치않은 날은 

칠흑같은 밤에 시간을 기다리기가 지루하고 피곤하다.

 

어제같은 날이 그랬다.

 

 

 

 

갈무리는 누가 해줬으면 좋겠는데

애시당초 도무지 할 기미가 없었는데다

한번 두번 나서서 하다보니 결국 내가 할일로 굳어졌다.

 

일이란 본래 주인이 있어, 주인따라 간다는 말이

그말이다.

 

 

하긴,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있나.

하는 사람이 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