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올라온다는 '관상대' 예보대로
비가 내렸다.
제대로 비가 왔나 하면, 아니고,
아니다 하기엔 하루낮 하룻밤 비가 내리긴 내렸다.
기상학 지식이 없어 대놓고 말 할 수 없으나
느닷없이 태풍 소리만 들려올 뿐,
고온다습한 열대성 저기압이 어쩌구저쩌구... 흔히 들어온 장마전선이
올핸 아예 실종되었다.
억쎄게 비 오기 싫은 구조적이랄가 결함을 가진
올 장마다.
말 하자면 일찌기 장마 족보에 없는 특출내기
돌장마라는 얘기다.
어슴프레 창밖으로 번개가 치고 뇌성이 가까이 오더니
그나마 한바탕 본때를 보여준 건
비로소 오늘 새벽이다.
말라붙어가는 앞뜰 수로를 생각하며
이렇게 한 시간만 퍼부어라 생각하는 순간,
이게 아니다.
농작물은 이럴 때 단숨에 결딴난다.
어둠이 걷히기도 전에 밭으로 달려갔다.
역시나 일거리가 생기고 말았다.
고추,피망,토마토,들깨 어느 것 할 것 없이
뿌러지고 ,넘어지고 ,자빠지고,쓰러지고
드러누웠다.
아까워라.
햇살이 잠깐.
이슬빈지 가랑빈지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오전내내.
토마토 밭부터,
일으키고
세우고
흙을 털어 가위로 자를 건 자른 다음
단끈으로
묶어주었다.
여차저차
올 장마는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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