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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 10년...고사리 밭의 초년병

 

 

 

 

 

 

 

 

꽃이 피었다 진다.

 

매화 개나리 앵두가 지고

배꽃이 복숭아 꽃이 만발하더니

영산홍 철쭉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화와 찔레가 피면

봄날은 간다.

 

철 따라

때를 알아

나절로 네절로 

절로 피고

절로 진다.

 

 

 

 

 

 

고사리 철이다.

 

밤을 낮으로 알고

낮을 밤으로 알아

낮밤을 가리지않고 자라는 것이

요즘의 고사리다.

 

소롯길 하나 건너면

고사리 밭이다.

 

 

 

 

우후죽순.

비 온 뒤의 고사리도 만만치않다.

 

등성을 올라갈 때 안보이던 녀석이

내려올 땐

그동안 자라나 있다.

 

더더욱

이번 비에 그렇다.

 

 

 

 

 

 

밭에서 일하다가도 허리를 펴러

슬며시 가본다.

 

이른 새벽에 가거나

저녁 무렵에 가면 

양이 많다.

 

매일같이 데쳐서 말린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

 

 

 

 

 

 

 

마을 사람들은

낫을 들고

산속으로 들어간다.

 

나올 때 보면

자루에 담아서 나온다.

 

어디서 땄느냐고

서로 물어보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만이 아는 

고사리 밭이 

따로 있다.

 

적당히 서너번이면 끝내는 일을

나는

아마추어다.

 

고사리

초년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