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머리가 거창하지만 딴 게 아닙니다.
소소한 작은 시골살이 이야기입니다.
뭐냐구요?
온전했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땅속에 저장했던 무를 꺼내먹기 시작합니다.
처음 꺼낼 때 늘 긴장을 합니다.
사통팔달 땅굴을 파고들어온 들쥐들의 소행이 때로는 만행 수준에 이르기
한두 해가 아니었기에.
하나하나 차례차례 먹어치우는 게 아니라 얄밉게도 무의 푸르스름한 맛있는 부분만
골라골라 파먹어 제대로 남아나는 무가 없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들쥐로부터 무사태평하기를' 기원하면서 낙엽지는 가을날
정성을 다해 아무리 예쁘게 묻어도
나중을 기약할 수 없는게 월동무 신세입니다.
월동무를 오늘 처음 파보았습니다.
올핸 온전했습니다.
두더지,들쥐들이 전혀 입을 대지않았다는 말씀입니다.
농촌에 살면 이런 뜻밖의 즐거움이
그때 그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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