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경로당 문을 연다.
여름내내 농번기 때는 농삿일로 사실상 개점 휴업이었다.
부녀회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여른들을 대접한다.
오늘은 경로당 문 여는 날.
도내2구 1반,2반,3반 합친 경로당이다.
경로 회장님은 걱정이 태산이다.
회원이 줄어들어 군으로부터 자칫 지원이 끊어질가봐 노심초사한다.
어제 저녁에도 일일이 독려전화를 했다.
내년에 지방 선거가 있다는 걸 실감한다.
후보생들이 줄줄이 어찌 용케들 알고 찾아와 명함을 돌리고 옆에 앉는다.
수저 하나 더 걸치면 된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한 두번 얼굴을 마주치지않아 마치
한 마을 이웃같다.
경로회장님이 이장,부녀 회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두번째 술상이 차려진다.
어딜 가나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부녀회는 공동구매한 미역과 김을 판매한다.
새해 농협 카렌다도 한 부씩 가져온다.
이 때를 놓치면 이것마저 귀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 이웃을 태워온다.
'차비 500원!'
'외상이유.'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무 말랭이를 해야하는데 무가 없다고 했더니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란다.
2반 마을에 사는 분이다.
양파 한 망을 주는 사람도 있다.
'역시 사람은 만나야 생기는 게 있다.'
훈훈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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