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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1박2일,부녀회 나들이 행선지는 관광버스 기사만 안다

 

 

우수가 지나면 눈코 뜰새 없는 농번기가 바로 코 앞이다. 

무슨 지신밟기라도 하는냥 해마다 이맘 때면 4십여 명의 마을 부녀회 나들이가 있다.

 

1박 2일에 출발 일시는 다들 칼같이 알고 있으나 한결같이 행선지는 모른다.

작년에도 그랬다.

 

"몰러유, 관광버스 기사가 데려다 주겄쮸."

"알아서 뭐하간. 따라만 가유." 

 

혹시 알려나 누구에게 물어보면 별걸 다 알려고 한다듯 돌아오는 답은 이런 투였다.  

도대체 그런 나들이가 어딨냐고 갑갑해 하는 건 이 동네서 오로지 나 혼자 뿐인 것 같았다.

 

"중뿔나게 자꾸 물어볼 수도 없고... 기냥 따라가는거지."

 

이젠 꼬치꼬치 미리 알기를 포기했다는 집사람 말을 듣고 올핸 나도 단념했다.

 

 

 

 

오늘, 아직 어둠이 덜 걷힌 새벽 일곱시.

 

밤잠까지 설치고 새벽밥 먹는둥마는둥 지금 집을 나서는 참이다.

 

 

 

 

 

 

"먼데 가는데 노잣돈 좀 안줘요."

 

몇닢 남아있던 지갑이 꼼짝없이 털렸다.

 

"버스 타면 어디로 가는지 전화나 해요." 

"그럭혀유."

 

갑자기 곤두박질을 치는 날씨에 아랑곳하지않고 대문을 나서는 뒷모습은 씩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