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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귀촌일기- 돌미나리깡에 봄마중 가다

 

 

 

집 바로 아래 포강(작은 저수지를 의미하는 충청도 말)이 있다. 논길을 따라 포강으로 가는 긴 수로가 온통 미나리깡이다.

 

돌미나리가 저절로 자라고 있다.

 

양지 바른 곳이라 다른 데보다 일찍 자라나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이다.

 

 

 

 

 

 

이제 돌미나리 차례다.

 

봄동이니 시금치는 일부러 재배를 해 겨울을 지난 채소지만 쑥,소리쟁이,머위에 이어 돌미나리는 자연에서 얻는 야생초이다.

 

앞으로 봄이 무르익어 감에 따라 고사리,웅구,민들레,나문재... 이런 야생 나물거리 들이 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돌미나리 만나는 날.  바께츠와 낫을 들고 갔으나 아직 어려서 맨손으로 쑥쑥 뿌리째로 뽑아올린다.

 

한낮 햇살에 수온이 올라 뜨뜻한데다 새파란 미나리를 한웅큼 만지자 전해오는 감촉은 형언할 수 없다.  이게 우리 시골의 봄.  닷새 후 쯤이면 제법 오동통해 질 것 같다.

 

집에 가져와 다듬고 씻어 손질 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린다.

하긴 미나리 첫만남에 시간이 문제냐.  매화 피고 개나리 꽃망울 터트리는 여기에 굳이 시간을 덧대 무엇하리오.

 

 

 

입에 감도는 향취로 돌미나리 만 한 게 있을가. 오늘부터 비로소 봄이다.  집 바로 밑 포강에 와서 머물던 봄을 올해도 돌미나리가 마중나가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