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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春)

귀촌일기- 우리의 시골 냄새가 아름답다

 

 

 

누군가가 귀촌에 가장 고려해야 할 세 가지를 들었다.  3W 즉, 물(Water),일(Work),아내(Wife)를 손가락을 짚어가며 꼽는데 참으로 탁견이라 나도 몰래 고개를 끄덕였다.  집터를 닦는데는 물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 마땅히 해야할 일이 있어야 하며 가장 가까운 가족의 동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렸다.

 

귀촌이란 흙과 냄새와 친해지는 일이다.

 

이른 봄날  밭 이랑을 일굴 때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땅의 열기와 함께 절로 묻어나는 풋풋한 흙내음이야 말로 귀촌으로 향유하는 냄새의 최고봉이다.

겨우내 소나 돼지, 닭 등 가축들의 분뇨가 발효된 퇴비장을 파헤치면 무럭무럭 김이 나면서 코를 간지르는 고소하고 달콤한 거름 냄새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귀촌의 향기다.

지금 거실은 그윽한 냄새로 가득하다.  볏짚으로 싸고 담요에 덮힌 메주가 뜨고 있다.  겨우내 추녀밑에 있던 메주를 실내로 들여와서 장담그기에 앞서 좀 더 띄운다.  이제 일주일 쯤 되니 하루가 다르게 냄새가 짙어간다.

 

 

귀촌이 가져다주는 이런 냄새가 아름답다.  그동안 감추어졌던 우리의 영혼을 불러내고 일깨워주는 세월의 전령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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