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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샘골, 태안

 

태안읍을 병풍처럼 동서로 둘러선 백화산은 언제 보아도 늠름하면서 웅장하다.  백화산 봉우리를 중심으로 산등성이가 동서로 반듯하게 흘러내린 서쪽 끝에는 태안 마애삼존불상과 태을암이 있고 반대쪽인 동쪽 끝머리 아래가 샘골이다. 샘골은 옛날 삼국시대 백제 이전 삼한 중 마한의 한 부족국가였던 신소도국의 중심으로 오늘날 태안의 발상지이다. 지금은 듬성듬성 새로 진 주택 몇 채에 달린 한갓진 밭뙈기에 불과해 솟대의 나라에 걸맞은 역사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어느날 샘골에 코끼리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지금 대중음식점이 있는데 터를 고르다가 땅 밑에서 드러난 코끼리를 발견했다. 백화산 자락에서 그대로 흘러나온 끄트머리로 자연석이 영락없이 코끼리를 닮았다. 그 뿐 아니다.  코끼리가 백화산을 끌고 나와 태안 읍내를 지나 바다 건너 멀리 인도로 향하는 형국이다.

코끼리의 정수리에  한 일자(一字) 한 뼘 길이로 예리하게 쪼아낸 상처가 있다.  음식점 주인의 응급처치로 적당히 메꾸어둔 상태다.  코끼리 머리의 상채기는 언제,누가, 왜...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태안, 백화산, 불교, 코끼리, 상채기 등등 샘골에 얽힌 이야기가 있을 법 하다.  나는 샘골에 갈 때마다  이 수수께기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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