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풍물과 형색이 어우러진 요란 뻑쩍한 시골장터를 생각한다. 난전이 벌어지고 여기저기 흥정소리가 난장판 쯤이라야 우리의 멋이요 제맛이다. 민초들의 삶이 살아숨쉬는 현장, 명절 대목 장바닥은 추억의 상징.
명절 장보러 나서는 집사람을 따라가 본 태안 조석시장이다. 한쪽에선 재래시장 리모델링 공사가 벌어져 철제 빔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바람에 가뜩이나 을씨년스럽다.
설이 내일 모렌데 시장통은 차분하기만 하다. 그래도 명절은 명절.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재고 한 대목 기대감에 상인의 손놀림이 부산하다. 역시 갯가라 어물이 풍성하고 드러누운 가래떡이 한껏 여유롭다.
갓 캔 냉이와 봄동 시금치가 등장했다. 한려수도 남도에서 올라온 톳, 제주에서 왔다는 말이 볼수록 상큼하고 물씬 봄내음이 난다.
선거철이 다가옴에 따라 공손히 허리를 굽혀 절을 하는 예비후보자들의 모습에서 시장통의 위력을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