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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김장

 

 

배추,무,청갓,쪽파를 심는 등 김장준비를 위해 매진했던 한 달이다. 김장배추를 서너 번에,쪽파는 두번에 걸쳐 나눠 심었다. 한꺼번에 심을 수 없는 건 우리 밭의 여건과 내 체력에 기인한다. 매실나무 사이에 있는 공간을 활용해야하는 데다 고춧대,오이,옥수수,토마토 등 여름 작물을 걷어내고 그 자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먼저 지지대와 마른 가지를 치우고 지지대를 뽑아내고 주위의 잡초를 낫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 다음 멀칭 비닐을 걷고 삽으로 땅을 파서 퇴비장에서 거름을 날라 갖다 붓는다. 다시 땅을 골라 이랑을 내고 그 때서야 배추,무,청갓,쪽파를 심는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단 며칠 사이에 할 수 없었다.

 

 

 

 

 

 

 

 

 

 

 

날이 뒤늦게 더웠으므로 이른 새벽과 오전에 잠깐 그리고 해 질 무렵 두어 시간이 일 하는 시간이었다. 하루에 세번 등물을 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다. 그나마 버갯속영감 댁에서 밭을 잘 골라놓은 두 이랑을 내게 할양해주어 무를 씨를 쉽게 뿌릴 수 있어 일을 크게 덜었다.

 

 

 

 

 

 

배추는 쉬엄쉬엄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처음에는 하루에 두번 주다가 한 번으로 지금은 2, 3일에 한 번 준다. 김장배추 감으로 제법 티가 난다. 쪽파도 10센티 정도 자랐다. 청갓도 속아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이제 아침 저녁이 다르게 부쩍부쩍 자란다.  땀 흘린 보람이다.

 

 

오늘도 해질 무렵에 무를 솎아주었다. 솎음무 걷절이가 저녁 밥상에서 빛난다.

 

 

 

슬슬 갈무리만 잘 하면 배추는 2백포기 가량 되고 무는 백 통이 느끈하다. 쪽파김치,갓김치,동치미,총각김치까지 가능한 분량이다. 하얀 서리가 내리고 절인 배추에 고추와 젓갈, 갖은 양념을 버무려 넣는 올해 김장이 기다려진다. 노란 김장쏙 한 입 받아먹는 정경에 벌써 입안에 군침이 돈다.

 

 

요즘 온 동네는 마늘 심는데 부산하다. 심다 남은 마늘씨를 내게 주어 오늘 일부 심었다. 내년 봄에 풋마늘 빼먹는 것도 나른한 계절에 생기를 돋우는 또다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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