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과 뒤웅박

 

 

박 하나가 영글어 간다.

올들어 첫 박이자 마지막 박이다. 처마 밑 차양 아래로 뻗어간 박 줄기에

언제 열린지 몰랐는데 박이 커지자 아래로 처지기 시작했다.

 

뒤웅박 속에 넣어두었던 박씨를 봄에 꺼내 모종을 키워 이웃에 나누어

주기도 했다.  줄기는 무성하고 초여름부터 박꽃이 많이 피었다. 그러나

박이 달리지 않았다.  아마  오랜 장마 탓이리라.

 

박이 덩실하다.  내년 모종감 박씨를 받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