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해죽해죽 오다가 뚜벅뚜벅 오더니 이젠 성큼성큼 지나간다. 주위에서 자라는 야생초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재래의 우리 야생초들은 그대로 쌈과 나물, 무침이 된다. 그 맛 어디에 비할가.
시골 밥상이 따로 없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지않고 사이좋게 때맞춰 나타나 얼굴을 내민다.
초봄에 냉이, 돈나물, 솔쟁이에 이어 쑥, 웅구, 머위, 돌미나리, 고사리, 두릅, 민들레, 방아 그리고 나문재에 이르기까지 언덕배기,논두렁 밭두렁, 텃밭 언저리, 바닷가 모래틈에 지천이다. 봄 햇살에 반나절이 다르게 쑥쑥 자란다.
노지에서 자라나 바라보는 느낌이나 향취 또한 변함이 없어 계절의 전령사이자 그 시절 추억의 타임머신이다.
쑥튀김
두릅 초회
머위 쌈
돌미나리 무침
민들레 무침
요즘 내 첫 일과는 고사리 따는 일이다. 오늘도 아침해를 고사리 밭에서 맞는다.
고사리는 내가 지킨다. 그러나 찾아오는 졸음은 참을 수 없어.
집사람은 오늘 쑥차 만들기에 바쁘다. 내일 태안 시장통에 있는 방앗간에 가서 빻아오면 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