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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쓰쓰가무시

 

제초하느라 며칠째 비지땀 속에 산다.  웃자라서 기세등등한 잡초 덤불은 볼수록 

무섭다.  고구마 밭 옆구리도 잡초 천국이었다.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내려다보니  

깔끔하고 매끈하다.

 

 

 

 

며칠 전에 고수부지 풀밭에 누웠다가 들쥐 떼에 놀랐다는 기사를 보았다.

 

-3년 전.  처음에는 몸살 감기 증세에서 고열과 근육통으로 이어지다 급기야

얼굴등 온몸에 발진이 생겼습니다. 이런 증세는 처음이라 하는 수 없이 태안읍내

병원에 갔습니다.

 

이 젊은 의사 양반  -실은 정형외과 전공 의사인데... 시골 의사님들은 만능-   

용하데요.  척 보고선 '쓰쓰가무시'라는 겁니다. 

쓰쓰가무시(恙蟲)란, 말만 들었지 뜨악해 하는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아래

윗도리 온몸을 돌려가며 검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보시라구요."

왼쪽 다리 정강이 뒤에서 까만 상처를 발견하고선 의사가 말했습니다. 

"진드기에 물려서 곪은 가피입니다."

나는 예사로 보고 연고나 발랐던 상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일주일 전에 고구마를 캤습니다. 걷어낸 고구마 줄기

위에 앉아서 쉬었던 게 화근이었다. 고구마 밭을 자세히 보면 들쥐들의

소굴입니다.

사흘은 입원하라는 걸 하루 만에 퇴원하긴 했지만 3주 동안 항생제를 먹으며

고생했습니다. 삼년이 지난 지금 직경 1센티의 가피 자리가  새카맣게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초가을.  지금부터 쓰쓰가무시의 계절.  조심하세요.  쓰쓰가무시는 들쥐의 털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옮깁니다. 

 

예방; 긴팔 옷을 입고 야외에서 돌아와서는 옷을 털거나 갈아입도록. 그리고

        풀밭 아무데나 앉거나 눕지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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