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술태안전'이 열리는 태안 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태안고등학교 졸업 동문
전시회였다. 고등학교로선 흔치않는 동문전인데다 열여섯 해를 이어왔다는 사실이
대단한 일이었다.
예술태안전의 도록(圖錄)에 쓰인 앞머리 글에서 단초를 발견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이런 스승과 선생님들이 한 두 분일까마는 여기에도 계셨다. 그래서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 그대로 옮긴다.
-1975년 태안고등학교 미술부가 그림 도구를 마련한다. 시골학교에 잠자는 예술혼을
일깨워주는 이 있었으니 바로 오백원 선생님...
붓, 파렛트, 화첩, 물감, 물통, 모든 걸 500원씩 값을 매기셨다. 그로부터 우리는
자연스럽게 선생님 별명을 '오백원'으로 부르게 되었다.
드디어 첫 전시회가 '대지회관'이라는 곳에서 갖게 되었고 학생들의 숨은 실력들이
해가 지나면서 성숙해져 각종 대회도 나가게 되며 미술대학도 가게 되었다.
초창기 미술실도 없던 시절, 비좁은 목조 건물에 미술실이 마련되고 또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면 오백원 선생님은 담임반의 복도를 막아 미술실로 쓸 수 있게 학교측과
학생들에게 동의 반 억지 반 뜻을 모았고, 읍내 건물 한켠에 미슬실을 마련하였으며,
성탄절이 닥아오면 추위도 잊고 미술실, 반 교실, 자취방을 옮겨다니며 카드를 만들어
팔아 불우이웃 돕기도 했던 추억들...(사격장엔 왜 갔는지...)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1986년에 '예술태안회'를 창립하고 드디어 1992년 첫 전시회를
태안 문화원에서 갖게 되었다.
태안신협 전시실, 태안 문화예술회관 전시실로 이어져 어느덧 열 여섯번째를 맞이하여
더 넓은 세계로 나가기 위한 발돋움을 하려 한다.-
백 대흠 전 회장, 가 강현 현 회장과 함께
'오백원 선생님'.
내포의 어린 예술혼을 깨우신 그 선생님을 뵙고 싶다. 글쎄요, 사격장엔 왜 가셨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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