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이름을 모르겠다.
굴뚝새인듯 하나 아니고 산비둘기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집에 찾아오는 새 중에서는 덩치가 있다.
이놈은 매일 아홉시 정시 출근이다.
딱 한 마리만 온다. 독신인지 기혼인지 부부로 교대 출근인지도 모르겠다.
떼거리로 몰려온 적은 한번도 없다.
겨우내 홍시를 대접했다. 꼭지만 남겼다.
이젠 고구마다. 아주 큰 고구마인데 겨울을 지나면서 물컹해졌다.
난간에 올려놓아 주었더니 고구마 파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 시절은 산새도 춘궁기다.
두어 달에 제법 간이 커졌다.
그러나 아직 근접 직접 촬영은 절대 불허.
자연은 상대하기 나름이다.
오늘도 해질무렵인 정시 다섯시 반에 칼퇴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