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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구멍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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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수로 20년 올해도 철새, 기러기 떼가 날아왔다. 해 저문 종일토록 시끌벅적 요란하다. 곧 이어 얼음 구멍치기 낚싯꾼들이 몰려오면 도내수로의 겨울은 완성된다. 이렇게 한해가 가는 것. 귀촌 20년째다. 남쪽으로 보이는 앞뜰은 본래 바다였다. 가로림만의 남쪽 끝, 도내 어은 사이 바다를 막아 어느날 방조제가 생기고 수문을 만들자 도내수로와 간사지 논이 되었다. 벽해상전. 50년 전이다.
소한...오늘도 걸었다 동계훈련 하듯 오늘도 걸었다. 완전 결빙. 도내수로가 얼었다. 다들 어찌어찌 알고 이번 주말부터 몰려올 것이다. 이 한겨울의 낭만파. 얼음구멍치기 태공들... ...
낚시터 결산은 쓰레기로 말한다 3십여 년만의 한파였다. 예년에 없던 함박눈이 연달아 내렸다. 모처럼 앞뜰 도내수로가 얼었다. 자동차가 지나가도 끄떡없단다. 20센티 두께다. 얼음 구멍을 뚫는 오거가 구멍치기 강태공에겐 필수 장비가 되었다. 빙판 위의 태공들이 물러간 뒤 낚시터의 그림자... ... ... 왜 안가져 갈까? 낚시 장비는 날로 진화하는데 낚시터 예절은 퇴화하고 있다. 날이 풀리면 곧장 수초치기 꾼들이 또다시 한바탕 몰려올 것이다.
올겨울 마지막 '얼음구멍치기 태공'
도내수로는 지금, 얼음구멍치기 낚시의 계절 폭설이 내린 산하는 온통 하얗다. 집에서 뜰앞을 내려다보니 도내수로 저수지가 붐빈다. 다들 어디서 몰려온 사람들일까. 보름이나 계속된 35년 이래 강추위. 북극 한파가 즐거운 사람들이다. 10여 년까지만해도 직장이나 신문사 주말 낚시동호회 관광버스들이 뚝방에 줄을 섰는데 지금은 SUV 승용차 자가용이다. 내일이면 늦으리. 얼음 구멍치기의 계절. 낚시라면 강태공 남정네들의 세상이었다. 이젠 여류 조사가 제법이다. 애완견까지 뛰논다.
얼음구멍치기 낚싯꾼...눈발 속에 걸었다 오늘은 雪太公인가... 강태공 얼음구멍치기 낚싯꾼. 도내저수지에 드디어 나타났다. 지난 두어 해는 이상난동으로 결빙이 되는 날이 없었다. 쌍섬이 보이는 방조제를 반환점으로 도내수로를 한바퀴 돌아오는 길은 눈보라가 휘날렸다. 오늘도 만 보를 걸었다. 걸을수록 기분 좋은 날.
귀촌일기- "조심허슈!" 짜릿한 손맛 때문에 얼음 구멍치기 태공들. 바람 불어도 추워도 미세먼지가 날려도 할 사람은 한다. 얼음이 녹는다.
귀촌일기- 농부의 겨울 초동에 찾아온 한파. 도내수로 뚝방을 사이에 두고 얼음 구멍치기 태공들과 볏짚을 수거하는 농민. 남은 긴 겨울은 서로 갈 길이 있다. 농심은 바쁘다. 농한기는 있을 지언정 쉬는 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