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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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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매미가 울었다 앞마당의 감나무 가지인지 저쪽 느티나무 등걸에서 인지 기운차다. 도시 아파트촌 매미 떼처럼 극성스럽고 호들갑스럽지 않다. 매미소리가 들려오면 여름이 무르익어간다는 이야기... 삼복을 지나면 매미 소리도 제풀에 지쳐 늘어질 대로 늘어질 거다. 쓰르라미가 되어. 바람 한 점 없다. 햇살이 날 듯하더니 다시 우중충한 하늘. 날씨 낌새를 보아하니 이런 날은 찐다. 오늘은 움직이고 싶지 않은 날이다. 그래도 그럴 순 없어 아침나절에 서둘러 밭에 내려가 푸성귀 몇가지를 따왔다. 애호박 하나가 눈에 띄었다. 크기도 적당하고 탐스럽다. 행장을 갖추어 나서기가 귀찮아 걷기 운동을 쉬었다. 여하간 하루죙일 늘어질 대로 늘어진 한가로운 하루... 찜통더위 여름 한철에 빈둥빈둥 이럴 때도 있어야지.
귀촌일기- 오동잎, 벽오동 그리고... 어제 안면도 승언리 마을을 걷다가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뚝 뚝 떨어질 것 만 같은 벽오동을 만났다. 오늘 팔봉산 둘레길의 오동잎은 가을을 알고 떨어지는데. 여름 한철 매미 쓰르라미가 봄 가을을 알 가.
귀촌일기- 귀촌 마당에 들리는 가을이 오는 소리 말인 즉, 가을맞이지 월동 준비다. 농촌의 일손은 어쨌거나 두어 달 앞서간다. 햇살이 따갑다. 봄볕엔 며느리, 가을볕에는 딸이라는 말도 옛말이다. 우리 농촌에는 밭에 나갈 며느리도 딸도 없다. 오늘 일곱 물 고추를 땄다. 고추를 따는 회수가 는다고 고추농사가 잘 되었다는 건 아니다. ..
귀촌일기- 매미소리를 그린다... 연필 깎을 줄 아십니까 매미 우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린다. 도시에서 밤낮으로 떼지어 귀가 따갑도록 울어대는 소리와 사뭇 다르다. 느긋하다. 환경이 그렇게 만드나보다. 마주보이는 느티나무 가지 어딘가에 있을터인 즉, 가까이 가보면 소리를 죽여 어디에 붙어있는 지 찾을 길이 없다. 하긴 어디 있으면 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