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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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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일기- 농민수당 받고... 또 하루해가 저물었다. 오늘도 부지런히 채마밭에 물 주고, 밭둑 잡초 깎고... 농부의 하루 하루. 중뿔나는 변화는 없다. 그래도 귀촌 일기는 계속 쓴다. 일기는 습관이다. 엊그저께 마을 방송에서 오늘 을 신청하라기에 집사람이 마을 회관에 나가서 신청하고 돌아왔다. 등록 농민은 부부 각각 40만 원을 준다나...
서울 4박5일...길더라 여기서 서울은 130키로 쯤이다. 두 시간이면 너끈한 거리이지만 세월이 갈수록 이젠 서울은 멀다. 닷새 만에 내려왔다. 기다리는 녀석들이 있었다. 갓 심어두고 간 스페인 마늘도 그렇고 채마밭 채소들이 눈에 밟힌다. 돌아와 보니 마늘 싹이 한 뼘이나 올라왔다. 주인이 없어도 제 할 일을 하는 작물들. 맨먼저 물 주는 일부터.
풀 깎다 고추 따고, 물 주고 귀촌의 하루, 눈에 보이는 게 일이다. 물 주다, 풀 깎고, 고추를 딴다. 고추가 익는대로 딴다. 평석에 널어서 햇살에 일단 말린다. 마무리는 건조기에서 한다. 습도가 높아 말이 태양초지 쉽지않다. 우리 밭에 고추는 미인고추다. 최근 우리나라 자체기술로 개발된 품종으로 로열티가 없다기에 기분 좋다. 굵고 튼실한데 매운 맛이 전혀 없다. 매운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에겐 안성마춤이다.
토란밭이 탄다 연일 뙤약볕에 토란이 탄다. 비가 내릴 낌새가 없다. 올핸 토란을 많이 심은 편이다. 맷밭은 며칠만 비가 안와도 탈. 토란밭에 물 주는데만 한 시간 넘어 걸렸다. 그나마 시원한 이른 아침나절인데도 땀부터 난다.
비 오는 날의 채마밭 엊저녁까지만 해도 비 소식이 없었는데 오늘 꼭두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지난 주말 뜻밖의 춘사로 사나흘 채마밭 발걸음을 걸렀기에 오늘 내리는 비는 고맙기 그지없다. 물 주는 일을 덜어준다. 비가 와도 비를 맞으며 서둘러 이른 아침에 채마밭을 다녀왔다. 오늘 첫물로 딴 가지 한 개와 미인고추 다섯. 대파 다섯 뿌리, 이 또한 반갑고야. 나를 즐겁게 한다.
귀촌일기- 밭일, '가을볕은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땅이라도 종자에 따라 새싹이 잘 돋아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꽃상치는 파릇파릇 새싹이 잘 돋아나는데 시금치는 그렇지 않다. 며칠 전 비가 온 뒤에 가을 햇살이 내려쪼이자 표면이 딱딱하게 굳어 시금치는 발아가 안된 것이다. 물을 주고 비닐을 덮어 보았다. 보습. 즉, ..
귀촌일기- 입추에 선풍기 한 대 추가 바닷가 흙벽돌 집이 이럴진대 하면서... 간간이 소나기라도 뿌려주면 좋으련만. 무슨 놈의 더위가 밑도 끝도 없다. 입추 처서가 곧이라 그냥저냥 지내볼 가 하다가 건너채 서재방에 있던 선풍기 한 대를 가져와서 거실에 추가했다. 둘이서 한 대씩이다. 선풍기 바람보다 더 시원한 건 채마..
귀촌일기- 가을비 요새 은근히 가물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으나 믿을 수 없다. '하루내내 비가 올 확율 80%' 라면 1 미리 될가 말가다. 구름이 지나가다 만다. 가을비는 늘 그렇다. 악착스레 비를 믿는 사람이 때론 바보다. 오늘도 나는 물을 주었다. 가을 채소도 종류가 많다. 시간 나는대로 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