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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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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박 회장을 찾아가 엊그제 밭갈이를 부탁했는데 이틀만에 들이닥친 것이다. 올핸 웬일이야? 하며 놀란 이유는 이렇다... ... 동밭 자투리밭은 작고 삼각으로 각이 져서 트랙터로 로타리 치기가 성가시다. 예취기로 잡초를 미리 제거하고 태울 건 태우는 등 준비 작업을 마치고 이제나 저제나 하며 기다려야 했다. 다들 바쁜 농사철에 자투리 밭 하나 때문에 장비를 움직이가 어려워, 오래 전에 부탁을 하고서 중간에 은근슬쩍 독촉을 하기도 해서... 그나마 근근이 때를 맞추어 심을 수 있었다. 지금껏 관행이었다. 장비가 없는 말 못할 속사정이다. 내가 할려고 갖다 둔 퇴비도 알아서 뿌려주며 밭갈이를 해준 건 고마운데 자주 양파를 심으려면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 그 때까지 기다리면 그동안 내리는 비에 땅이 굳어져버릴 ..
역시 모과는 모과 오늘도 감을 한 바구니 땄다. 한꺼번에 많이 못 딴다. 나무에 달린 홍시를 기다리기엔 서두를 건 없지만 곧장 추워진다. 대봉감에 비해 모과가 고마운 건 자유낙하를 해준다는 점이다. 장대를 들고 애써 딸 필요가 없다. 해마다 때가 되면 모과나무 밑에 노랗게 잘 익은 모과가 떨어져 널부러져 있다. 개량종 모과는 토종에 비해 모양새가 다소 매끈하다. 아무래도 모과는 모과. 모과는 역시 우락부락한 그게 매력이다. 굵기도 하거니와 모과 향도 짙다. 올해, 모과가 많이 열었다.
만추, 일 삼아 놀이 삼아 입동이 코 앞, 상강을 지나면서 무서리가 내려도 몇차례나 내렸는데도 알토마토 한 그루는 건재하다. 쉬임없이 열어준다. 기특하다. 한동안 가차없이 날아들던 날새들이 왠지 요즘 뜸하다. 굳이 우리집 감나무 홍시가 아니라도 여기저기 들릴 데가 많은가 보다. 익어가는 가을... 서두를 것 없다. 눈에 보이면 오다 가다 몇 개 씩 딴다. 일로 삼으면 힘이 든다. 만추의 묘미는 이런 것.
가을인가봐...
가을이 익어간다 감나무 밑에 떨어진 대봉감을 보면 저만치 가을이 온 걸 안다. 돌계단 사이 그늘진 돌계단 사이에 돋아난 버섯을 보면서 가을이 깊어가는 줄 안다.
겨울이 삭막하지 않는 이유 처마밑에 걸려있는 무청시레기와 옥수수가 날로 줄어드는 건,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는 징표다. 그나마 소상남반 충청도 땅에도 예년에 없던 폭설이 연달아 내리고 영하 15도 동장군에 몸을 움추렸다. 저장해둔 홍시가 아이스 홍시가 되었다. 꺼내두면 녹는다. 가끔 한두 개 씩 꺼내먹는 맛, 오늘은 인절미에다 홍시를... 겨울은 삭막하다구요? 오늘도 함박눈이 내린다. 내려라 눈 눈 눈... 봄은 온다.
귀촌일기- 날씨, 이런 날도 있다 올가을은 비가 잦다. 마당에서 내려다보이는 앞뜰이 온통 호수처럼 보인다. 비가 와서 물이 고였기 때문이다. 바섬을 한 뒤 곧장 논을 갈아두는 건 내년 농사를 대비하는 농부의 부지런함이다. 트랙터로 논을 갈다가 바퀴가 빠져 옴짝달싹을 못해 다른 집 트랙터가 동원되어 꺼내주는 해..
귀촌일기- 소박한 귀촌생활의 즐거움 그림을 그리는 화가분이다. 며칠 전 내 블로그의 석류 사진을 보고 그 석류를 보내달라는 분이 계셔서 오늘 택배로 보냈다. 저절로 익어서 쩍 벌어진 틈새로 아무렇게나 드러난 석류알들. 내가 보기에도 못생긴 석류다. 때깔이 좋은 석류야 서울 백화점에 가면 얼마든지 있을텐데 굳이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