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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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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악한 직박구리 여름 내내 보이지 않던 직박구리가 출현하면 슬슬 때가 된 거다. 감나무 홍시가 목표다. 직박구리는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감나무 가지마다 홍시가 익는 족족 초토화 시킨다. 그러나 대봉이 빨간 홍시가 되기에는 아직이다. 아침 나절에 직박구리 두 마리가 정탐이나 하듯 나타나 구아바 나무를 헤집고 다녀갔다. 아니나 다를까 잘 익은 빨강 구아바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새콤 달콤한 구아바 맛을 멀리서 어찌 알고 날아들까. 날짐승들의 영악함... 초능력 자연의 신비함에 대하여.
옥수수... 자연과 공존하는 법 오랜만에 옥수수 밭에 내려가보았더니... 초토화 되었다. 장마통에 먹을 게 없었던지 날짐승들이 날아들어 아직 익지도 않은 옥수수를 파먹었다. 죄다 버릴 순 없어 몇 개를 따와서 잘라내고 밥할 때 밭솥에 넣어 쪘다. 고소한 맛은 덜하지만 부드러워 먹을만 했다. 자연과 공존도 가지가지.
감을 따면서 홍시로 익어가는 감나무 주변이 갈수록 요란하고 소란스럽다. 작년에 비닐 하우스에 걸어두었던 감따기 장대를 찾아 양파망으로 감망을 만들어 감따기 준비를 했다. 감 따는 묘미는 감나무 가지를 뚝뚝 뿌러뜨려가며 따는 거다. 똑같은 일이라도 맛이 다르다. 높게 달린 홍시는 직박구리나 까치떼 날짐승들에게 내 주기로 작정하고 낮은 가지에 열린 감부터 세월아 네월아 하고 쉬엄쉬엄 따기로 했다. 숫자를 헤아려보니 300 개, 석 접은 가뿐히 될성 싶다. 이틀동안 딴 감은 재활용으로 빈 보루박스에 넣어 보관했다. 두 박스에 70 개다. 곧 홍시가 될 것이다.
짐승에 대하여 인간도 동물이다. 인간을 제외한 네 발에 발톱이 있고 털을 지닌 포유류 야생동물을 짐승이라 부른다. 짐승이란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살아있는 모든 것을 뜻하는 衆生에서 비롯되었다는 학설. 산짐승, 들짐승, 날짐승을 우리는 禽獸라고 한다. 배나무 근처가 어수선하다. 배 봉지가 널브러지고 잘 익어가는 배를 파먹다 말았다. 심술이 이만저만 고약한 게 아니다... 한편으로, 금수만도 못한 인간을 생각하면... 날짐승 몇 마리 날아와 쬐끔 해코지 했기로서니... ...
옥수수 농사 결산서는 아직... 날짐승들이 날아들기 시작하면 옥수수를 수확할 때다. 파먹기 시작했다. 옥수수가 익었다는 걸 용하게 안다. 한번 다녀가면 타협이 없다. 익는 족족 요절을 내버리는 통에 남아나는 게 없다. 다수확 종자 개발이나 재배 지역별 개량종 옥수수 등 품종이 다양해 크기나 맛이 천차만별인데다 추수 시기가 모두 다르다. 작년은 만생종이었는데 올해는 조생종이다. 올해 것이 더 맛있다. 옥수수 밭은 두 군데다. 오늘 딴 옥수수는 낟알이 옥을 닮았다해서 옥미, 옥촉려라는 흰색 찰옥수수다. 얼룩이 옥수수를 거두어 들이는 며칠 뒤에야 올해 강냉이 농사 결산서가 나올 것.
올해 농사계획(2) 강낭콩, 새로운 시도 올핸 콩 농사에 역점을 둘 작정이다. 콩 종류가 많지만 '빨강강낭콩'과 '흰강낭콩', '동부콩' 세가지다. 이웃에서 구하는대로 구해볼 '얼룩이강낭콩'도 맛있다. 지금 이 때가 강낭콩 씨앗을 뿌리는 적기이다. 봉지 뒷면에 적혀있는 재배방법을 읽어보면, 키가 높게 자라므로 노지에 30센티 ..
귀촌일기- 온 산하는 대포의 포성이... 참새, 산비둘기, 까치, 꿩... 날짐승을 비롯하여 고라니, 멧돼지 등쌀에 농작물 피해가 크다. 농민들은 이맘때면 이놈들과 실로 전쟁이다. 참새떼를 쫒기위해 깡통을 줄에 매달아 흔들어대던 시절, 허수룩하게 허수아비 몇 개를 세워두고 여유작작하던 그 때. 모두 옛날 이야기. 이젠 대포..
귀촌일기- 대봉 홍시는 언제 따나? 오늘 처음으로 두 개 따봤다. 어린애들도 어느때 한창 클 시기가 있듯 과일도 그렇다. 그 시기를 비대기라고 하는데 지금 대봉감이 그렇다. 크면서 익는다. 가지가 늘어져 지지대를 세워주기도 한다. 나무에서 달린채 홍시가 되면 그야말로 참 좋은데... 날짐승들이 그냥 두질 않는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