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이틀 걷기운동을 걸렀더니 전화가 걸려왔다. "요즘 왜 운동을 안 하슈? 혹시나 해서, 안부전화 했씨유." 안마을 김 계장 부인이었다. 집사람이, 실은 배탈이 나서 걷기운동을 쉬노라 이실직고를 했다.
전화가 끝나고... 우리집 현관문을 힘차게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바깥양반 김 계장이었다. " 마누라 심부름 왔씨유. 드시고 힘내시유." 하며 전해주고 간 건 바지락 조개와 도토리묵이었다.
동네 사람들의 눈썰미는 무섭다. 멀리서 보는듯 안보는 듯 무심한 듯... 하면서 시야에 두고 있는 것이다. 바지락은 개펄 모래톱에 가면 어촌계 조개밭이 있어 언제든 긁어 와 집집마다 두고 먹는다.
그러나 이런 성의가 쉬운 일인가? 형제보다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을 것이다. 칼바람 엄동설한에 이웃사촌에 감동하며 삶은 바지락 조개 실컷 먹는 따뜻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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