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웬일로 앞마당이 소란스럽다. 배나무에서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익어가는 단내를 맡고 까마귀 떼가 날아든 것이다.
어제 오늘 하룻새 날씨가 달라졌다. 우수수 바람소리가 스산하기조차 하다. 사방으로 활짝 열었던 거실 창문을 반 쯤 닫았다. 우렁차던 매미 소리도 한 풀 꺾였다.
칠월이라 맹추(孟秋)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火星)은 서류(西流)하고 미성(尾星)은 중천(中天)이라.
늦더위 있다한들 절서(節序)야 속일소냐.
비 밑도 가볍고 바람 끝도 다르도다.
가지 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는고.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루(離別淚)가 비가 되어
성긴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제
아미(蛾眉)같은 초생달은 서천(西天)에 걸리거다....
농가월령가 7월령이다. 틀린 말이 없다. 지난 4일은 칠석, 오는 12일은 백중, 15일이 말복... 오늘은 입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