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대문간을 나가보니 간밤의 강풍에 고목 소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통행이 없는 야밤이어서 천만다행이었다.
3년 전에 조경을 했던 정원수 소나무 두 그루가 강 전정 탓인지 소나무 재선충 감염인지, 뭔 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름시름 말라 죽어버렸다. 농기계 장비가 다니는 농로인데다 이웃집 불편을 염려했는데 버갯속 영감님댁 김 계장이 득달같이 달려와 화통하게 단숨에 치워주었다.
그동안 둥치의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채 을씨년스러웠다. 나 혼자 힘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베지 않고 그대로 두었는데 이번 초대형 태풍급 강풍에 쓰러진 것. 남은 한 그루도 마저 베어냈다. 앓던 이 뽑아낸 만큼 시원하게 장마철에 불어닥친 강풍이 숙제를 해결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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