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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팡세

<대장 부리바>의 우크라이나

 

60여 년도 더 된  중학생 시절이다. 학생 단체 관람으로 학교수업을 대신해 줄을 서서 시공관에 가서 <대장 부리바> 영화를 보았다. 줄 박수를 치며 환호했던 초원의 전투 장면이 장쾌했다. 주인공인 부리바 역 율 브린너의 일거수 일투족 연기가 어린 나에게 진하게 감동을 주었다. 

 

 

 

 

 

 

 

<대장 부리바>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어느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오스만 터키의 침공에 코사크 족은 폴란드를 도와 물리치지만 오히려 폴란드에게 코사크 땅을 빼앗긴다. 코사크의 지도자인 부리바는 절치부심 권토중래를 다짐한다.

 

갓 태어난 아들을 찬 냇물에 담그는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눈에 삼삼하다. 이렇듯 부리바는 전사로서 두 아들을 거칠게 키운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조국 코사크를 배반한 아들에게 "내가 너에게 생명을 주었듯이 이제 네 생명을 내가 거두겠다."며  대장 부리바는 아들을 처형한다... ...  끝내 코사크족 대장 부리바가 승리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란의 중심이 된 우크라이나가  <대장 부리바>의 근거지 코사크 족의 영토- 우리는 흔히 중앙아시아라 불렀다- 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했다.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민족  코사크가 당하는 역사적 수모가 한반도 우리의 처지를 연상케 한다. 

 

 

얼마전, 전쟁터 우크라이나에 뜬금없이 갔다가 선물로  받았다는 육모방망이를  '부리바의 철퇴' 라며 호기롭게 흔드는 어느 철부지 당 대표가 있다. 불의를 단죄하고 정의를 위해 휘둘렀던 ‘부리바의 철퇴 '가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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