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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감자밭 옆에 돼지감자

 

 

 

 

 

하지가 어느듯 사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 무렵에 캔다해서 '하지 감자'라고들 하는데 역시 때가 되니 감자 잎이 누릿누릿 말라들어가는 폼새가 감자 캘 때임을 스스로 알려준다. 감자를 캐기 전에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 감자밭 주위를 정리해야 한다. 

 

감자밭 옆에 내 키만큼이나 우궂하게 자란 돼지감자가 무리다. 10 년 전 귀촌 초기 어느분이 건강에 좋은 식재료라며 종자를 애써 보내주셨는데... 이게 완전히 천덕꾸러기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거름 한 됫박 주지않아도 번식력이 워낙 출중해 아무리 잘라내도 해마다 다시 돋아나 주위를 완전히 장악해버린 것.

 

 

어쩌다 감자 이름을 타고 난 잡초. 이런 잡초가 없다. 감자 캐기 위해 돼지감자부터 퇴치해야 하는 아이러니... 예초기 칼날에 모두 잘라버리기엔 너무 모질다 생각해 한 무더기만 남겨두었다. 올핸 구색 맞추어 가을에 가서 자주색 돼지감자도 만나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