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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팡세

 

 

 

 

 

 

누구보다 꼼꼼하게 살림을 잘하는 주부가 있었는데
어느 날 유난히 노랗게 시든 파를 많이
사 온 것이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시든 파를 사 오자 딸이 물었습니다.
"엄마, 오늘은 왜 시든 파를 사 왔어?"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시장 입구에서 본인이 농사지은 것들을
팔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시는데
요새 많이 편찮으셨나 봐.
며칠 만에 밭에 나가보니 파들이
다 말랐다지 뭐니."

시든 파라도 팔러 나오신 할머니를 본 엄마는
돌아가신 시골 할머니 생각이 나신다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어느 분이 e메일로 보내주신 이 글을 읽고 한동안 걸음이 뜸했던 채마밭에 내려가 보았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우리집 대파 밭...  ...  ...   

 

잔잔히 감동을 주는 이런 글들이 좋다. 읍내 재래시장에 가면 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말수도 없이 마냥 누굴 기다리는 이런 할머니들이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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