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해거름 무렵에 안마을 옥향할머니가 밭일에서 돌아가던 길에 풋팥을 한 봉지 주고 가셨다. 밭에서 갓 딴 것이다. 노니 염불 한다며 점심 먹자마자 둘이 마주앉아 깠다. 손톱 끝이 아리아리 해지면서 꽤나 인내심이 필요했다. 어쨌던 시작이 반.
덜익은 팥이라 냉장고에 넣어두고서 밥 할 때 한 웅큼씩 꺼내 밥솥에 얹어 먹으면 가을이 저물어가는 이맘 때 이 계절의 풍미로서 그만이다. 귀촌의 맛이란 이런 것. 올해 86세 드신 분의 성의가 또한 보통이던가. 한몸 가누기도 힘드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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