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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합이 145세...어느새 세월이 백발을...

 

집사람의 오늘 읍내 출입 목적은 은행에 가서 '식탁 값'을 송금해줘야 한다나 어쩐다나 하는 것이었다. 며칠 전, 주방가구로 아일란드 식탁을 마춤 주문으로 들여왔던 것. 오뉴월 한낮 땡볕에 차를 몰고 외출하기가 마뜩찮다. 그러나 약속은 약속. 나는 운전기사 신분. 집을 나서다 보니 오늘따라 집사람의 머리가 중천의 햇살을 받아 하얗게 반짝인다.

 

 

 

작년 같으면 일주일에 두 번 꼬빡꼬빡 읍내 출입을 했었다. 태안 노인 복지관이 주관하는 집사람의 노래 교실 봉사 활동에 나는 꼼짝없이 운전 기사 노릇 길잡이였다. 신종코로나 사태로 올핸 완전 올 스톱이다. 여섯 달 째다. 코로나 기세로 보아 가까운 시일내 풀릴 것 같지가 않기에 -이제 사람들 앞에 나설 일도 없는데 하며- 초봄부터 그동안 까맣게 물들이던 머리 염색을 중단하는 '중대 결단'을 내렸다.

 

 

 

한동안 얼기설기 검은 머리 흔적이 혼재하더니 반 년이 지나자 완전 백발이 되었다. 나는 십여 년 전 귀촌을 하면서 일찌감치 백발을 선언하였고 집사람이 비로소 올해들어 따른 것이다. 부부는 닮는다더니 둘 다 백발이다. ...땡볕 읍내 출입이 미안했던지 가던 길 멈추고 빵집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단밭빵을 사들고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