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일기를 쓰는 재미가 오늘같은 날이다. 복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원두막은 아닐지라도 마당에 우람한 느티나무 아래 너럭바위 평석 위에 둘러앉아 발갛게 익은 수박을 먹는 맛. 칼끝이 닿자마자 저절로 갈라지듯 쪼개지는 쩍 소리의 청량감. 생각만 해도 즐겁다.
우리집 수박밭에는 이제사 생겨나는 털보숭이 녀석에다 큰 놈은 건너마을 고집불통 짱구네 머리통 만하다. 수박 이파리를 헤치고 대충 헤아려 보니 열 몇 덩이는 된다. 노지 수박은 삼복의 따가운 햇살이 보배. 날로 날로 수박이 익어간다. 볏집 깔개라도 마련해 바닥에 깔아줘야 할 가 보다.
첫 수박은 아무래도 열흘 뒤 중복 때나... 맛 보려나. 제일 큰 놈 하날 골라 톡톡 두드려 봤더니 아직 소리가 둔탁하다. 지난 봄 수박 모종을 심으면서 기다린 복날. 쬐끔만 더 기다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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