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만보 걷기'는
운동을 많이 하라는 뜻일 게다.
시골서야 체력단련장이 따로 없어
앞뜰 농로나 솔밭이 운동장이다.
두 번, 어느날은 서너 번
나가서 걷는다.
먹고 걷는 것이 하루 일과요,
걸었으니 쉬고 먹는게 올 한해
나의 일상이다.
집사람이 여행을 떠난 뒤에
나혼자 '끓여 먹으며' 그동안 내가 하루에
마누라가 챙겨주는 7끼를 꼬빡꼬빡
먹어왔다는 걸 새삼 알았다.
7시 아침, 13 시 점심, 19 시 저녁에다
식간에 각각 두 번 간식이다.
한꺼번에 많이보다 자주 먹으라는
의사의 권고를 이행 중인 것이다.
떠나기 전에 철저히 준비를 해두고 간
음식들이 잘 보이도록 투명 용기에 담겨
냉장고 칸칸이 들어차 열을 섰다.
끼니마다 식단에 변화를 주어가며
꺼내서 데우기 만 하면 되지만,
끓이고, 굽고, 볶고, 지지고... 하면서
한두 가지 나 나름의 메뉴도
없진 않았다.
먹었으면 제깍 설거지야
물론 기본.
하루 이틀 지내보니, 여차직하면
서울 딸앳집에 가기로 했던 애시당초
컨틴전시 플랜도 과감하게
취소했던 것.
마누라 없는 일주일 동안
어김없이 7*7은 49 번을 먹고
차질없이 하루에
만보를 걸었다.
내 평생에 이렇게 완벽하게
'톱니바퀴 같은 自由漫步'
일주일은 처음이다.
-'칠식이'도
혼자 지낼 수 있다는 것.
-남정네들이란 변화 속에
철이 든다는 것.
걷기에서 돌아와
평석에 앉아 귤 하나 까먹으며
마누라 여행이 준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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