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 때 저장 마늘은
껍질이 마를 대로 말라붙어 쪼개서 까는데
손톱 끝에다 팔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마늘까기가 그다지 어려운 건 아니지만
마늘 좀 까 달라는 부탁을 받고
꾸부려 앉아서 마음 먹고 한번 시작하기가
쉬운 일은 일은 아니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마늘 정도는 남정네가 까주는 편이
나중에 마음이 편하다.
오늘 같은 날, 비도 오고
딱히 할 일도 없어, 자진해서
창밖에 빗소리를 들으며 쉬엄쉬엄
마늘 다섯 통을 깠다.
맛있는 밥상을 위해선
소리없이 곱게
마늘을 까야 한다.
귀촌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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