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김장배추 모종을 살 때면
모종상회에서 꼬빡꼬빡 제충제를 권유하지만
한쪽 귀로 흘려버린다.
벌레라는 게
진디물, 애벌레 아니면 달팽이 종류다.
어쨌거나 이런저런 제충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벌레의 습격은 막을 방법이 없다.
흔히 말해 '때깔이' 좋은 배추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동네 사람들은 우리집 배추밭을 보고선
입이 가려운 지 한 번도 그냥 지나는 법이 없이
책책 심었느니, 배게 심었느니, 촘촘 심었느니 다들
한마디씩 운을 떼지만 그 때마다
줄기차게 인내심을 발휘하여 웃어넘기기를
십 수년이 되었다.
김장철이 되기 전에
그때그때 슬슬 솎아서 담가먹는 배추김치,
귀촌의 맛,
이것 때문이다.
본격적인 김장철로 가기 전에
징검다리 김치다.
오늘 담근 김치도
벌레 먹은 배추 출신이다.
벌레 먹은 배추가
더 고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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