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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귀촌일기- 냅킨 속의 개성공단 송악산





2006년 3월 27일,

개성공단에서 바라본 송악산이다.


6, 70년대 해외여행을 할라치면 하루짜리 안보교육 필증을 받아야 했듯이

개성공단 방문도 수유리 근처의 통일부 소속 건물에서 반나절

방북 기본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꾀죄죄하고 새카만 북쪽 아이들이 공단 담부랑 너머에 놀고 있는

민가들을 지나 차를 타고 간 봉동관이라는 북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가지고 나온 냅킨에

바로 코 앞에 둘러선 송악산 풍경을 우연히 그려본 것이

요행스럽게도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지갑 속에 끼어 있었는데

오늘 꺼내보았다.


카메라를 휴대할 수 없었므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그날의 흔적이다.


124 개 기업이 들어선 개성공단의 가동중단이 결정된 지금,

꼭 10년 전 그땐, 3만 평 시범단지에,

그 유명한 '통일냄비' 공장을 포함하여

10여 개에 불과했었다.




이런저런 술을 파는 매장에서 기념으로 사온

'령정술'은 아직도 남아있다.


도라산 남쪽 출입사무소를 지나 비무장지대를 거쳐

북측 출입사무소를 통과하여 개성공단에 이르는 동안

차창에 스쳐 지나가는 광경들은

끈끈한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반면

남과 북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 가 하는 비감이

교차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