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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김장하는 날의 통북어

 

 

 

 

 

 

오늘 아침에 새삼 화들짝 놀란 건

얼음이 얼었다는 사실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더니 하룻밤새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을 보고서야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바닷가 무다.

 

무는 얼면 결딴이다.

바람 들면 못쓴다.

 

 

 

 

 

 

 

 

 

 

이러구러 오늘부터 우리집도 김장 작전에

들어갔다.

 

여느 집들은 배추김치가 최우선이나

우리집은 다르다.

 

갓김치,쪽파김치,알타리무,동치미,나막김치...

이런 것들이 먼저다.

 

배추가 맨 나중인 건

멀리 마을, 가까이 이웃에서 맛보라는 답지품이 적지 않은데 연유하는 것으로

굳이 사양하지 않는 이유는 집집이 김장의 다른 맛을 

간량하는 재미 때문이다.

 

게다가 밭에는 겨우내내 봄까지 배추가 꿋꿋히 존재하기 때문에

굳이 묵은 김치에 연연할 필요가 없으며,

생략할 게 따로 있지

'우리 배추' '우리집 표' 배추김장은 건너뛸 수 없다는 게

 우리집 사모님의 다소 복잡하고 심오하면서도 명쾌한 

김장 철학이다.

 

 

 

 

 

 

 

바닷가 밭에서 두어 번 차떼기로 실어다 날랐다.

돌산갓,쪽파,무.

 

무는 보통 양이 아니라 내일까지 실어 날라야 한다.

시래기가 되고 무말랭이가 될 것이다.

 

땅에 묻으면 월동 무가 된다.

 

배추는 짚으로 둥글게 묶어

속이 얼지않도록 해주는 작업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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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