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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낙엽을 태우며

 

 

 

 

 

 

 

 

 

어느 작가의 '낙엽을 태우며'라는 수필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내가 태우는 건 낙엽이 아니다.

잡초 검불이다.

 

여름 내내 제멋대로 자랐던 잡초를 모으고 말려서 이렇게 태운다.

해마다 반복하는 일이다.

 

타닥타닥 타면서 나는 연기가 맵다.

낙엽처럼 구수하지도 않다.

 

날을 잡아 애써 태우는 건 소싯적에 읽은 '낙엽을 태우며' 수필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하겠다.

 

시골의 운치가 이런 것 빼고 뭣이

더 있겠는가.

 

올해는 비가 안와서 그런지 연기가

더 맵다.

 

매운 눈물이 난다.

그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