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낙엽을 태우며'라는 수필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내가 태우는 건 낙엽이 아니다.
잡초 검불이다.
여름 내내 제멋대로 자랐던 잡초를 모으고 말려서 이렇게 태운다.
해마다 반복하는 일이다.
타닥타닥 타면서 나는 연기가 맵다.
낙엽처럼 구수하지도 않다.
날을 잡아 애써 태우는 건 소싯적에 읽은 '낙엽을 태우며' 수필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하겠다.
시골의 운치가 이런 것 빼고 뭣이
더 있겠는가.
올해는 비가 안와서 그런지 연기가
더 맵다.
매운 눈물이 난다.
그래도 좋다.
'귀촌하신다구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오늘 내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 (0) | 2015.10.06 |
---|---|
귀촌일기- 이웃집 (0) | 2015.10.05 |
귀촌일기- 오늘, 대추 따고 호박 따고... (0) | 2015.09.30 |
귀촌일기- 가을은, 정녕 나의 가을은... (0) | 2015.09.24 |
귀촌일기- 복분자,매실주, 술 익는 소리... (0) | 2015.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