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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귀촌일기- 1971년의 서대문 고가도로

 

 

 

 

 

 

그 날이 토요일인데다 크리스마스인데도 나는 출근하였다.

 

창 너머로 보이는 화재 현장은 참혹하였다.

지척의 거리에 대연각 호텔이 있었다.

 

 

 

 

 

 

 

서대문 고가도로가 4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단다.

 

서대문과 종로를 이어주는 서대문 고가도로는 1971년 4월 15일 개통되었으며

'서울은 만원이다'라는 한마디에 요약되듯이 

개발 연대의 구조물이기도 하다.

 

1971년

4월 27일 7대 대통령 선거와 5월 25일 8대 국회의원 선거가 연달아 있었고

학교를 졸업한 3월, 나는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첫 직장이 세운상가의 퇴계로 쪽 진양상가 8층에 있었으므로,

수색 종점에서 응암,녹번,홍제,무악재,독립문을 거쳐 서대문을 돌아 종로로...바꿔 타고 청계천으로...

문짝을 두드리는 차장의 오라이 한마디를 신호로 운전사의 노련한 지그재그 운전에 몸을 맡기고선,

갓 개통된 서대문 고가도로 밑을 좌회전으로 돌아

짐짝 버스로 출근하였다.

 

며칠 전 서울 갔다가 서대문 고가도로 옆을 지나갔다.

 

철거중이었다.

 

 

 

 

 

 

서울 역사박물관 앞 광장에

'서대문 고가'

표지석 하나가 추가되면

또 하나의 역사는 완료될 것이다.

 

 

<오늘 귀촌일기는 며칠 전 일기에 추가로 끼워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