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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컴퓨터 원격진료 시대의 불편한 진실

 

 

 

 

 

 

어느 친구가 있어 인터넷 메일로 이런저런 재밋거리를 간혹 보내주는데,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다. 다운로드 받은 프로그램 하나가 수상쩍었다. 초기화면이 온통 악성 광고 선전물로 도배가 되는데다 컴퓨터 검색 속도가 거북이 걸음이었다. 이랬다저랬다 해봤으나 내 재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새해 벽두부터 혀를 끌끌차며 재수타령을 하다가, 무슨 통화 끝에 이 실정을 아들내미에게 했더니 대수롭지않게 하는 말이, 잠시 기다려보란다. 아니나 다를가 [안랩}2015년 01월05일 월요일 오전 09시 PC주치의 서비스가 예약되있습니다 하는 메시지가 곧장 내 휴대폰에 뜨는 것이었다.

 

 

 

 

 

약속된 그 시간에 컴퓨터를 켜두고서 기다리고 있는데, [안랩]에서 담당자라며 콕찝은 듯 전화가 걸려왔다. 지시하는 대로 몇 개 숫자릏 초기화면에 넣은 다음 내 인터넷 메일을 가르쳐줬더니 그 때부턴 내 컴퓨터가 아니라 [안랩] 담당 주치의의 컴퓨터가 되었다. 내 마우스는 책상 위에 그대로 있는데 화면의 커서가 바쁘게 왔다갔다 하면서 컴퓨터의 오장육부 모든 프로그램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껐다 켠 새 화면에서 비밀번호를 쳐달라는 과정이 있어 환자와 주치의가 마주보고 있는거나 다름이 없었다.

 

 

 

 

마지막에는 보안 '알약'도 투하하는 등 2시간 반이 흘렀다.  컴퓨터의 원격 진료가 끝났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 컴퓨터는 핑핑 잘 돌아갔다. 참 좋은 세상! 그러나 더좋은 세상은 배탈 나지않도록 오염된 먹거리가 없는 세상.

 

그러나저러나 진료비가 얼만지 모르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