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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골든타임이 따로 없다, 농촌의 새벽

 

 

 

 

 

 

 

 

새벽이다.

 

슬쩍 대팻날이 한번 지나간 만큼 깎이긴 했어도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한가위 달이 둥글다.

 

산보삼아 바닷가 버갯속 영감님 밭뙤기에 심어놓은

배추와 무를 보러 가야겠다.

 

무는 싹이 났을 게고 배추는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하다.

 

집을 나섰다.

 

선들한 바람이 반팔로는 안되겠다싶어 되돌아와

긴팔 샤쓰를 덮쳐 입었다.

 

계절은 못속인다.

 

 

 

 

 

우리집 바로 뒤 언덕배기는 땅콩 밭이다.

 

윤태씨 네 식구들이 어스름 새벽에 모두 나와

땅콩 추수를 한다.

 

어제도 하루종일 여기서 살았다.

 

 

 

 

 

옆집 박 회장은 밭갈이에 바쁘다.

 

활기찬 트랙터 소리가 온동네를 깨운다

 

새벽달이

내려다 본다.

 

 

 

 

 

 

우리 마을 반장님의 생강밭이다.

 

'무슨 약이유?'

 

'아뉴,영양제유.'

 

뿌리고 있는 게 생강 영양제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서쪽 하늘에는 달.

동쪽은 뜨는 해.

 

농촌에 골든 타임이 따로 없다.

 

일년 삼백육십오일

사시사철

하루

한시가

모두

골든 타임이다.

 

 

 

 

 

 

 

 

 

노루 꼬리 만큼이나 짧아지는

하루 해.

 

바스락 소리도 없이 잘도 큰다.

 

무.

 

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