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걸려온 전화.
안마을 박 회장 목소리다.
수화기 들자마자 대뜸.
"오늘 뭐 할껴?"
바다에 낚시 가자는 이야기다.
"갑시다."
내가 배를 가지고 있지않은 이상
가잘 때 재깍 따라나서야 다음에 기회가 온다.
유월, 이 바쁜 이맘 때
바다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동안 눈코 뜰새 없이 모내기에 고구마 심고, 마늘 캐고.
어지간히 급한 불은 끈 모양이다.
바다라야 집 바로 뒤로 보이는 구도항 언저리의
가로림만.
도내나루에서 배로 달려 10분 안팎이다.
적당히 구름 낀 하늘에 바람 까지 적당히 불어준 제반 정황에 견주어
오늘 조황은 신통치않았다.
집을 나설 때 늘 그렇긴 하지만 부푼 기대에 비하면
씨알도 굵지 않았고 마릿수도 그저 그랬다.
대여섯 시간에 우럭 열 댓마리다.
바다 낚시란
잡는 맛만 반드시 능사가 아니다.
조황이 신통찮을수록 더 큰 소리로 주고 받으며
복창 하는 말이 있다.
"맞어! 바로 이 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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