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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꽃게 이야기. 열 받으면 빨개진다

 

 

 

 

 

오늘도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게를 가져왔다.

갯골의 개막이 그물에서 걷어온 꽃게다.

 

'이것 좀 가져가슈.'

 

고맙게도 보통, 이렇게 전화통으로 연락이 오지만

일부러 시간에 맞춰 간 것처럼 오다가다 요행히 바다에서 그물을 털어 지금 막 돌아왔을 때 들러면

 가는 날이 장날이랄가 엎드려 절 받는 격으로

그 자리에서 주섬주섬 봉지에 담아주는대로

꿀먹은 벙어리에 엉거주춤 얻어오는 형국이 된다.

 

손님 보는 앞에서 담으면 미리 담아두었을 때보다

아무래도 마릿수가 늘어도 늘게 마련이다.

 

아무리 시골 인심이 주거니받거니 하는게 일상이라지만

동하는 욕심에 뒷통수가 가렵다.

 

 

 

 

 

'쪄서 드슈.먹을 만 헐끼유.'

 

그러고보니 꽃게 씨알이 몰라보게 굵어졌다.

열댓 마리인데도 비닐봉지가 묵직하다.

 

지금까지는 박하지인지 꽃게인지 구별이 잘 안될 정도로

자잘했기 때문에 간장게장을 담갔었다.

 

오늘은 게를 쪘다.

 

빨갛다.

 

 

 

 

 

꽃게도 열 받으면 빨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