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이웃 따라 개똥쑥을 잔뜩 심었다.
버갯속영감님댁에서 초봄에 개똥쑥 모종을 잔뜩 받았기 때문이다.
인큐베이터 감이 될성 부른 개똥쑥의 여린 모종이었다.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가려가며 심는데 꽤나 인내심을 동원해야했다.
그런데 꼭 석달 만에 내 키에 육박하리만큼 이렇게 자랄 줄이야.
동네 어느 아주머니의 표현대로 '요새 날씨가 하두 지랄같아서'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어온 일 중에 하나가 개똥쑥 자르는 일이었다.
드디어 오늘 낫(?)을 들었다.
동네 마실을 다녀온 집사람 말에 자극을 받은 터다.
'버갯속할머니도 밭에서 오늘 하루종일 개똥쑥 자르고 있습디다.'
오늘 작업은 개똥쑥밭 세군데 중 한곳이다.
손에 잡히는 개똥쑥 포기포기에서 개똥쑥 향이 물씬물씬 풍겨난다.
개똥쑥 향이 진하다.
개똥쑥 냄새는 어린 모종 때부터 역시 족보가 달랐다.
하룻밤이 지난 이 시간까지 개똥쑥을 자르며 배인 개똥쑥 향이
손바닥에서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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