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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뻥설게 첫뻥, 그 감격 누가 아랴

 

 

 

 

 

 

첫 뻥설게 잡이의 날이다.

설게라고도 부르나 쏙이다.

 

오늘의 행선지는 안면도 고남리.

우리 동네 반장님과 반장님 차로 10시에 출발.

목적지까지는 50 여키로.

가는 도중에 태안읍내 철물상에 들러 3만원을 주고 '뻥자루'를 샀다.

 

 

 

 

 

반장 친구집에 둘러 이른 점심으로 따뜻하게 배를 채웠다.

첫만남인데다 전혀 뜻하지않은 불청객에 안주인의 수더분한 대접에 감사했다.

바다에 한번 나가면 돌아나와 점심 먹을 시간이 없다.

이런 대비가 없었으므로 자칫 점심을 굶을 뻔 했다.

 

구름이 잔뜩 낀데다 바람마저 불어 오늘 개펄나들이에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

 

12시쯤 고남리 해안에 도착하니 하늘이 벗겨지기 시작했으나 바람은 여전하고 추웠다.

 

미리 옷을 잔뜩 껴입고 갔으나 우비를 또 걸쳤다.

그래도 바닷바람은 추웠다.

손도 시렸다.

 

첫 뻥설게잡이 아마추어에게 여건이 간단치 않음을 알겠다.

 

 

 

 

나의 준비물은 단지 바께쓰와 뻥자루.

바께쓰 안에 들어있는 고리는 반장이 그 자리에서 하나를 빌려주었다.

 

 

 

 

설게가 들어가 있는 구멍에 뻥자루를 찔렀다가 빼낼 때의 압력으로

그 안에 있던 설게가 뻥 소리와 함께 튀어나온다.

 

대충 현장 설명을 들은 다음 곁눈질과 눈썰미로 따라 해보았다.

간단치않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힘으로 될 일이 아니다.

 

 

 

 

 

 

나의 '첫 뻥'.

감격!

 

이건 수놈이다.

전문가들은 암놈 구멍인지 수놈이 들어있는 구멍인지 미리 안다.

 

 

 

 

 

 

두어 시간이 지나자 손이 시리고 춥고 힘들어 개펄에서 물러났다.

 

내가 잡은 건 여섯개.

 

반장이 잡은 걸 슬쩍 쳐다보니 소위 게임불가.

 

 

 

 

두시간만의 퇴장.

 

제방아래 앉아 혼자 햇볕을 쪼이며 서해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는 갈수록 반짝인다.

설게잡이에 다들 분주하다.

 

 

 

 

 

밀물이 들어오며 다섯 시간의 작업 끝났다.

반장의 수확은 눈대중으로 20키로에 6백개.

 

바닷가에서는 '마리'를 '개'로 단위를 말한다.

 

 

 

 

뻥설게 잡이의 첫 경험.

 

추웠다.

점심 대접 맛 있었다.

 

뻥자루 녹슬기 전에 또 도전이다.

4월 중순까지 뻥설게 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