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리 오솔길은 자주 다니는 산보길이다.
오솔길을 가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간사지 논길이 나온다.
그 끄트머리에 도내수로의 뚝방이 있고 논길과 뚝방을 이어주는 곳에
5, 6미터 쯤 될가,
좁다란 작은 다리 하나가 걸쳐있다.
임시 농로로 쓰이는 이 녹슬은 다리는 누가 보아도 철제 다리임이 분명하나
정서적인 표현의 느낌상 외나무 다리로 하자.
날이 풀릴려니 하룻밤 하루낮에 확 풀렸다.
오늘은 겨우내 자주 가지 않던 뚝방 쪽 외나무 다리 길을 걸었다.
봄 기운이 완연하다.
모처럼 빽빼기, 진돌이 두녀석도 따라나섰다.
이 녀석들은 먼저 다리를 건너가버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갑자기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뚝의 비탈을 타고 간신히 내려오긴 했으나
얼음이 녹아 물이 깊어졌거나 살얼음이 낀 개천 바닥에 발을 갖다대더니
화들짝 놀라 되돌아 기어올랐다.
한참 오르락내리락 우왕좌왕 정신이 없었다.
어이, 거긴 좀 어때?
'이거 어쩌면 좋지.'
서로 머리를 맞대어 상의도 해본다.
외나무 다리를 나를 따라 건너지못했다.
어딘 가를 돌고돌아 한참 후에 빽빼기 녀석이 먼저 나타났다.
진돌이의 행방이 궁금한 지 앞발을 포개들어 멀리 찾아본다.
잠시 후 진돌이도 온갖 시행착오 끝에 나타났다.
두 녀석이 뚝방 길에 서서
다시 되돌아갈 외나무 다리를 쳐다본다.
우리가 저 다리를 왜 못건너지?!
'진돌이 시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내 영토 내가 지킨다? 햇살이 그리울 뿐 (0) | 2013.03.24 |
---|---|
귀촌일기- 개의 심리학, 알 수 없는 퍼포먼스, (0) | 2013.02.20 |
귀촌일기- 개, 개들의 대화 (0) | 2013.02.08 |
귀촌일기- 봄 찾아 도내수로 제방을 걷다 (0) | 2013.02.03 |
귀촌일기- 대 사면(?) 자유 만끽, 2000일 기념 (0) | 2013.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