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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돌이 시대

귀촌일기- 개들의 '멘붕', 외나무다리를 왜 못건널 가

 

 

 

 

도내리 오솔길은 자주 다니는 산보길이다.

오솔길을 가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간사지 논길이 나온다.

 

그 끄트머리에 도내수로의 뚝방이 있고 논길과 뚝방을 이어주는 곳에

 5, 6미터 쯤 될가,

좁다란 작은 다리 하나가 걸쳐있다.

 

 

임시 농로로 쓰이는 이 녹슬은 다리는 누가 보아도 철제 다리임이 분명하나

정서적인 표현의 느낌상 외나무 다리로 하자.

 

 

 

 

날이 풀릴려니 하룻밤 하루낮에 확 풀렸다.

오늘은 겨우내 자주 가지 않던 뚝방 쪽 외나무 다리 길을 걸었다.

봄 기운이 완연하다.

 

모처럼 빽빼기, 진돌이 두녀석도 따라나섰다.

 

 

 

 

이 녀석들은 먼저 다리를 건너가버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갑자기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뚝의 비탈을 타고 간신히 내려오긴 했으나  

 얼음이 녹아 물이 깊어졌거나 살얼음이 낀 개천 바닥에 발을 갖다대더니

화들짝 놀라 되돌아 기어올랐다.

 

한참 오르락내리락 우왕좌왕 정신이 없었다. 

 

 

 

어이, 거긴 좀 어때?

 

 

 

'이거 어쩌면 좋지.'

 

서로 머리를 맞대어 상의도 해본다.

 

 

 

 

외나무 다리를 나를 따라 건너지못했다.

 

어딘 가를 돌고돌아 한참 후에 빽빼기 녀석이 먼저 나타났다.

진돌이의 행방이 궁금한 지 앞발을 포개들어 멀리 찾아본다.

 

잠시 후 진돌이도 온갖 시행착오 끝에 나타났다.

 

 

 

 

두 녀석이 뚝방 길에 서서

다시 되돌아갈 외나무 다리를 쳐다본다.

 

우리가 저 다리를 왜 못건너지?!